주유소에서 매일 만나는 두 연료, 화공학·열역학·연소공학으로 자세히 살펴보기
석유에서 연료가 만들어지는 과정: 증류탑 이야기
휘발유와 경유는 모두 원유(Crude Oil)를 정제해 얻습니다. 정제의 핵심 장치는 증류탑(Distillation Column)입니다.
- 원유는 다양한 탄화수소 혼합물로, 끓는점이 다름
- 증류탑에서 가열 → 끓는점 차이에 따라 위쪽은 가벼운 성분, 아래쪽은 무거운 성분
- 휘발유: 약 30~200℃ 범위에서 끓는 가벼운 탄화수소
- 경유: 약 200~350℃ 범위에서 끓는 중간 탄화수소
즉, 휘발유와 경유의 차이는 탄화수소 분자의 크기·끓는점·연소 특성에서 시작됩니다.
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의 차이
두 연료는 서로 다른 엔진에 쓰입니다. 바로 점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.
가솔린 엔진 (휘발유)
- 공기 + 연료 혼합기를 압축
- 스파크 플러그 점화로 연소 시작
- 압축비가 상대적으로 낮음 (8~12:1)
- 조용하고 매끄러운 회전, 고회전 엔진에 적합
디젤 엔진 (경유)
- 공기만 압축 → 온도 상승
- 연료 분사 → 자연 발화(Self-ignition)
- 압축비가 높음 (14~22:1)
- 연비가 좋고, 토크가 크며, 무거운 차량에 적합
즉, 휘발유는 “스파크 점화 엔진”, 경유는 “압축 점화 엔진”에 쓰이며, 이 차이가 두 연료의 물성 요구조건을 결정합니다.
옥탄가와 세탄가: 연료의 품질 지표
옥탄가 (Octane Number)
휘발유의 품질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. 자발적 폭발(노킹, Knocking)에 대한 저항성을 의미합니다.
- 옥탄가 ↑ → 노킹 억제력 ↑
- 고성능 가솔린 엔진은 옥탄가 95 이상 필요
- 옥탄가 낮으면 노킹으로 엔진 손상 위험
즉, 옥탄가는 “휘발유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스파크에만 반응하는가”를 보여줍니다.
세탄가 (Cetane Number)
경유의 품질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. 점화 지연(ignition delay)이 짧을수록 세탄가가 높습니다.
- 세탄가 ↑ → 연료 분사 후 빨리 점화 → 부드러운 연소
- 세탄가 낮으면 점화 지연이 길어져 소음·진동 ↑
- 보통 자동차용 경유는 세탄가 45~55 수준
즉, 세탄가는 “경유가 얼마나 빨리 압축열에 반응하는가”를 의미합니다.
휘발유와 경유의 물리·화학적 차이
- 휘발유: 휘발성이 크고, 가벼운 분자, 옥탄가 중요
- 경유: 점도가 크고, 무거운 분자, 세탄가 중요
- 휘발유는 빠른 연소, 경유는 천천히 길게 연소
- 휘발유 엔진은 고속·고출력, 경유 엔진은 저속·고토크
화공학적으로 보는 의미
휘발유·경유는 모두 화공학의 정유공정(Petroleum Refining)에서 나온 결과물입니다.
- 원유 증류 → 분리된 나프타(휘발유)·디젤 분획
- 개질(Reforming), 탈황(Desulfurization) 등 후처리로 품질 개선
- 옥탄가 향상을 위한 첨가제, 세탄가 개선제 사용
즉, 두 연료의 차이는 단순히 “주유소 연료의 이름”이 아니라, 화공학적 정제 기술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.
FAQ
Q. 휘발유 차에 경유를 넣으면 어떻게 되나요?
A. 점화 방식이 달라 연소가 불완전하게 되어 시동 불량·심각한 엔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.
Q. 경유차가 연비가 더 좋은 이유는?
A. 압축비가 높고, 경유가 단위 부피당 발열량이 커서 열효율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.
Q. 옥탄가 높은 휘발유는 무조건 좋은가요?
A. 고성능 엔진에는 필요하지만, 일반 차량은 권장 옥탄가 이상이면 성능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.
핵심 요약
- 휘발유 vs 경유 = 증류 범위·분자 크기·연소 방식 차이
- 가솔린 엔진: 스파크 점화, 옥탄가 중요
- 디젤 엔진: 압축 점화, 세탄가 중요
- 화공학: 증류탑·개질·탈황 등 정유공정 기술이 품질 결정